헤드윅(Hedwid and the Angry Inch, 2001) [2/3]

Etc.../movie | 2006. 11. 18. 03:21
Posted by oveRock

전편의 포스팅에 이어, 이번에는 헤드윅의 스토리를 시간 순으로 풀어볼까 한다.
사실, 영화 헤드윅을 단 한번에 이해한다는 것은 많이 힘들다. 그래서 헤드윅은 한번, 또 한번을 더 보게 하는 중독성을 지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헤드윅을 아직 보지 않았거나(아니, 지난번 포스팅을 통해 그리 강조했음에도 아직 보지 않은 방문자는 반성 좀 하십시오. 괜시리 무드메이킹용 영화 골라서 여자친구랑 희득거리면서 비디오방 들어가지 마시구요, 응?!!), 보긴 봤지만 나름대로 자신만의 해석을 내리고 싶다는 분들은 열람을 자제해주셨으면 한다.


주인공인 한셀 슈미트(Hansel Schmidt)는 동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미군이었던 한셀의 아버지는 한셀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게 되고, 이후 한셀은 어머니인 헤드윅 슈미트(Hedwig Schmidt)와 함께 살게 된다. 아버지의 학대에 대한 상처 때문이었을까, 유난히 내성적인 성격을 지닌 한셀의 유일한 낙이라면 즐거움이라면 라디오 전파를 통해 접하는 음악 뿐...
이후 한셀은 대학생이 되도록 연애 한번 해보지 않고, 라디오를 통해서나 접하는 막연한 자유에 대한 동경을 안은채로 청년으로 성장하게 된다. 또래 남자는 물론, 웬만한 계집아이보다도 더 곱상한 외모를 가진 한셀에게 나타난 것은 역시 미군인 루터 로빈슨....

이런 표정의 인물은 원래 위험한겁니다 :-P 조심하세요

로빈슨의 구애에 한셀은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로빈슨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와 결혼하면 지긋지긋한 동독 땅에서 벗어나 그토록 꿈꾸던 자유가 있는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는 생각에... 하지만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미국에서 남-남 커플의 결혼이 녹녹할 리가 없었고, 이에 한셀은 성전환 수술을 결심하게 된다.

알고 봤더니 불법시술을 경고하는 공익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야매(?) 수술의 실패의 댓가로, 헤드윅에게는 여성의 가슴과 질 대신에 사타구니에 흉칙한 1인치의 살덩어리만을 남기게 된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한셀은 어머니의 여권을 위조해서 헤드윅이라는 이름을 안고 꿈에도 그리던 자유의 땅, 미국으로 향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헤드윅 슈미트를 기다리는 것은 그가 꿈꾸던 자유가 아닌 로빈슨의 배신과 막막해진 생활 뿐... 설상가상으로 고향인 동베를린은 통일이 되어, 그가 종종 나체로 선탠을 즐겼던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지는 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보게 된다. 졸지에 모든 것을 잃은 헤드윅은 미군부대 근처의 컨테이너 촌에 머물며 보모나 남창 등을 하며 근근이 생활하던 중, 가정부로 일하던 집의 차남인 토미 스펙(Tommy Speck)과 조우하게 된다.

다소 민망한 첫 만남이라고 생각됩니다만 :-P

이후 둘은 사랑에 빠지고, 한참 반항심어린 나이의 토미 스펙은 헤드윅에게서 락 발성을 훈련받는다. 6개월간의 훈련이 끝난 뒤 헤드윅은 토미에게 '스펙' 대신 '노시스(Gnosis : 그리스어로 지식이라는 뜻)'라는 성을 준다. 그리고 2인조 락 밴드로서, 헤드윅은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맛본다.
하지만 토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헤드윅을 점점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 헤드윅을 떠나버린다. 더욱 나쁜 일은, 헤드윅이 작곡한 곡들을 토미가 크게 히트를 쳐서 엄청난 락 스타로 떠버리게 된 것이다. 두 번이나 상처받은 헤드윅에게 남은 것은 일 인치의 살덩어리와 피맺힌 배신감 뿐, 그는 불법 이민자들을 주축으로 하여 '헤드윅과 성난 1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라는 밴드를 조직하고, 토미의 매 공연 때마다 근처의 작은 술집이나 클럽 등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벌인다.
하지만 헤드윅의 지나친 집착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더 큰 생채기만을 낼 뿐이었다. 토미를 끈질기게 스토킹하는 그에 대한 여론의 눈길은 그리 곱지 않고, 밴드 멤버들의 비자를 손에 쥔 그는 독단적이고 신경질적인 태도로 그들을 괴롭힌다. 특히 코러스 보컬이자 헤드윅의 정부인 이치학에게는 더더욱 그러했는데, 견디다 못한 이치학은 밴드 탈퇴를 선언하고 RENT라는 락 뮤지컬 밴드를 떠나고자 한다. 이에 격분한 헤드윅은 이치학의 비자를 갈갈이 찢어버리고, 다른 밴드 멤버들과도 멀어지게 된다.
다시금 어두컴컴한 뒷골목에 남창 일을 하러 나오게 된 헤드윅.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것은 바로...

문군... 아니 토미 노시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토미의 말에, 한편으로는 분노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받아들이는 헤드윅. 하지만 무르익는 분위기 탓이었을까... 운전 중 부주의로 토미의 차는 가로지르던 트럭을 들이받고, 결국 토미와 헤드윅의 스캔들은 기정사실화된다. 경악스러운 사실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진심으로 헤드윅을 원하던 눈길을 보냈던 토미가 '난 그가 남자인줄도 몰랐다'며 발뺌하는 것. 결국, 토미는 헤드윅을 회유하여 스캔들을 덮어버릴 작정이었던 것이다.
순간의 교통사고로 졸지에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지만, 이미 찢기다못해 너덜너덜해져버린 헤드윅은 그의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게 된다. 유래없이 많은 수의 관중들 앞에 다시 서게 되었지만, 그들에게 헤드윅은 단순한 흥미거리에 지나지 않았고, 헤드윅은 공연 중 그의 가발과 브라 속의 토마토를 꺼내어 집어 던져 버리고는 공연장을 뛰쳐나간다.
그러한 헤드윅에게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해 주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큰 상처를 입혔던 토미 노시스. 여태 헤드윅의 노래를 베껴가기만 했던 그는, 헤드윅이 그에게 프로포즈하며 불러주었던 노래인 'Wicked Little Town'을 다른 버전의 가사로 불러준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잃어버린 자신의 절반을 찾아 그토록 헤매던 헤드윅은, 마침내 자신 스스로가 완전한 하나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헤드윅은 그의 남편이었던 이치학에게 자유를 허락한다. 늘 여자이기를 원했던 이치학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여자가 되고, 헤드윅은 더이상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인 채로 영화는 끝이 난다.


마지막이 될 다음 번 포스팅에서는 영화 '헤드윅'에서 가장 논란의 쟁점이 되는 장면들을 되돌아 보고, 본인의 해석을 곁들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덧붙여, 몇몇 트랙의 OST 역시 링크할 계획 ;)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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