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6.03.07 | 디지털 포토 (3)
  2. 2006.02.04 | 슬라이드 필름의 지존 - Kodak E100VS
  3. 2004.12.29 | 필름 일반론

디지털 포토

Foto/serious amateur | 2006. 3. 7. 16:16
Posted by oveRock
1. 사진의 역사
나는 사진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역사쪽은 워낙 젬병이라 사진의 역사에 대해 거창하게 줄줄줄 늘어놓을 자신은 없다.
사진기와 사진가의 역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으면 여기를 추천한다. 디자인은 좀 구식이긴 해도 정말 배울 만한 것이 많은 좋은 사이트라고 본다.

현재 사진기의 원형이 된 도구는 원래 회화를 위해 고안되었다고 한다. 반투명한 막에 투영된 영상을 따라 그리는 식이었던 것이다. 이후 은염을 이용해 풍경을 정착시킬 수 있게 되면서, 사진이라는 녀석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초기의 사진은 상당히 회화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 구도나 계조, 피사체의 표정까지.... 초기의 사진들은 그림인지 사진인지 분간이 안 가는 것들이 많다(자가 현상 및 인화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지만, 당시 은염 감광 및 정착 기술의 차이도 한몫 도왔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인가 그림인가? (무단링크 출처 : http://photoman.co.kr)


이후에 사진은 더 이상 회화의 한 장르에 속박되기를 거부하고, 점점 자기만의 위치를 정립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진통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많은 기존의 사진작가들은 회화스럽지 못한 사실주의적 사진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으니까.... 만약 당시의 몇몇 진보적인 사진가들이 사진만이 갖는 독특한 장점에 대한 고찰을 게을리했다면,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과 같은 걸출한 작가는 태어날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

옛날엔 이런건 사진이 아니었다 이말씀~



2. 새로운 도전
이와 같이 19C부터 시작되어온 사진은 지금까지 감성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많이 발전을 이루어 왔지만, 최근에 들어 그 어느때보다 큰 도전과 변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혁의 중심에는 디지털 촬영이 있다.
초기에만 해도 떨어지는 계조나 화소수의 한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등으로 인해, 디지털카메라가 기존의 은염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일반인에게는 가격이, 진지한 아마추어(serius amateur)나 프로들에게는 못 미더운 화질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본인이 맨 처음 사용했던 디지털 카메라.<br />2000년 당시 69만원씩이나 하던 물건이다.<br />지금은 15만원내외의 디지털카메라도 이보단 낫다.


하지만 이러한 '옛 것이 좋아'라는 근거없는 신념이 무너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지금은 유명 카메라 메이커들이 속속 은염카메라 생산을 중단하고, 필름회사도 하나둘씩 도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사진이 회화로부터 독립한 이래 가장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3. 패러다임의 변화, 그리고 충돌
이러한 디지털 포토그라피의 도래는 인터넷의 보급과 더불어 사진에 대한 기본 개념을 흔들어놓고 있다. 싸x월드나 블로그 등과 같은 1인 미디어에는 끊임없이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들여다본 개인의 몰래카메라들이 업데이트된다. 예전엔 필름이 아까워서라도 감히 찍지 못했던 사진 - 오늘 내가 먹은 점심 메뉴나 여자친구에게 선물받은 휴대폰 장식고리등 - 들이 거리낌없이 올라온 세상이 된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비단 '추억을 위한 사진'을 추구하는 일반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진지한 아마추어들은 더이상 자신만의 출사지를 숨기는 데만 급급해하지 않는다. 나홀로 사진기와 삼각대를 들고 마치 사색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뷰파인더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이 종래 사진 작가의 이미지라면, 지금은 너도나도 단체출사모임등을 결성하여 우르르 떼지어 다니는 모습이 더 익숙하달까? 게다가 더이상 잘못된 한 장의 사진이 필름 한 컷의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 지금은, 자신이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셔터를 끊는 작업에 더이상 인색하지 않는다(브라켓과는 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니,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이제는 차 따는 곳이라기보다는 사진찍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이에 대한 종래의 사진 애호가들의 반응은,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냉담한 편이다. 사람들은 더이상 고민을 하지 않고 셔터를 누르고, 인터넷 1인 미디어에는 사진을 빙자한 쓰레기들이 마구 뒹군다. 잘 찍은 사진을 보고 어떤 부분이 훌륭한 것인지는 모른 채 무작정 그 사진을 카피한다. 어느새 사진을 찍는 것보다는 그들의 장비를 늘어놓고 자랑하거나, 어떡하면 더 비싼 장비를 구입할까 하는 고민에 카드한도가 철철 넘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냉소가 진심어린 걱정인지, 사진이 대중화되는 것에 대한 질시인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겠다.

나는 이미 사진이 두 갈래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두 계층 사이의 수준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마치 초기의 사진이 회화의 한 장르이기를 거부했던 것처럼, 디지털 포토는 포토그래피의 한 장르로서 머물기를 거부한다고 본다. 디지털 장비로 종래의 사진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디지털 포토가 기존의 사진 개념을 따라가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4. 은염 카메라는 사형 선고를 받았나
작금의 거대한 디지털 물결은 강력하고, 또한 피할 수 없다. 이는 현대의 디지털 포토그래퍼를 비난하는 보수주의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미 스튜디오 사진이나 광고 사진, 보도 사진에 있어서는 디지털 카메라가 은염 카메라를 밀어낸 지 오래이다. 또한 풍경이나 인물사진 등, 소위 '작품 사진'이라는 통칭이 더 친숙한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유져라도 디지털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기는 드물게 되었다. 그렇다면, 종래의 은염 카메라는 백악기의 공룡과도 같이 멸종당하는 길을 걷게 될 것일까?

본인의 생각을 말하라고 한다면, 글쎄... 그 정확한 시기는 예측할 수 없지만 아마 그럴 것이라고 본다.
혹자는 말한다. 아직까지는 디지털 카메라가 은염 카메라의 입상이나 계조 등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아직까지는'이라는 조건이 달려있는 셈이다.
이미 35mm 카메라의 필름 크기에 1:1 대응하는 CCD를 탑재한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고 있을뿐더러, 아직은 다소 미흡하지만 유명한 필름의 계조나 입상, 선예도를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카메라도 나오고 있는 세상이다. 또한 핫셀블라드와 같은 업체에서는 중형카메라 렌즈군에 대응하는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고 있으니, 중형카메라의 필름 면적에 1:1대응하는 카메라를 구경하게 되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며 디지털 카메라는 더욱 더 아날로그스러운 사진을 뽑아내게 될 것이다.

코닥의 하이-엔드 디카 DCS Pro SLR/n<br />코닥의 인기 필름을 시뮬레이션도 한다(덜덜덜)


다만, 여전히 감성적인 취미를 목적으로 하는 소수의 유져를 통해, 은염카메라가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아직도 필름카메라를 고집하는 것은 화질 때문인가?'
'물론 은염카메라가 제겐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제가 디지털카메라로는 표현할 수 없을만큼 고상한 사진을 찍는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불편한 필름카메라를 고집하는가?'

'사진은 감성을 찍는 것이니까요...
제가 만약 디지털카메라 대신 은염카메라로 한 롤의 사진을 찍는다면, 셔터를 조심스레 누르는 순간부터 현상소에서 인화물을 받을 때까지 똑같은 희열과 스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아직 내 책상 한켠에 있는 라이트박스. 사진을 <s>발로</s>폰카로 찍어서 엉망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keith 2006.05.23 0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낚시꾼이 죽었다. 깨어나자 눈앞엔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강이 흐르고 있었다. 두 손에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낚싯대가 들려 있었다. 들뜬 마음에 곧장 낚시바늘에 고기 밥을 꿰어 강물에 던졌다. 순식간에 길이 20인치의 완벽한 갈색 송어를 낚아 올렸다. 그는 탄성을 질렀다.
    "내가 천국에 와 있구나!"
    그는 다시 낚싯대를 강물에 던졌다. 똑같은 갈색 송어가 잡혔다.
    던질 때마다 완벽한 최상의 고기가 걸려들었다. 우리들의 낚시꾼은 결국 그가 있는 곳이 천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천천히 깨닫게 되었다
    새로운 기술을 아예 사용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그것이 최신 기술이고 일을 쉽고 빠르게 처리한다고 해서 거기에만 푹 빠져 매몰되지 말고 그저 도구로만 사용하라는 얘기이다

    -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 -

    ps. 너도 지금쯤 한번 읽어봤을 책이지만~ ^^

  2. keith 2006.05.23 0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디지털을 쓰면서도 필름같은 신중함으로 셔터를 누르고 싶다
    내년쯤에는 내 손에 S3Pro 나 S4Pro 가 들려있을지도 모르겠다 ㅎ
    아무래도 행사사진에서는 디지털이 압권이지
    취미로 찍어줄때는 잘나오면 좋고 못나와도 그만이지만(나혼자 보고 조용히 찢어버리면 되니 ㅋ) '무조건 잘나와야 되는' 행사사진이라면 답은 디지털 하나뿐이다. 더구나 교회 같은 실내는 어두운만큼~

    • Favicon of http://www.overock.com BlogIcon oveRock 2006.05.23 2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변명일 뿐이오 :)
      스포츠 사진을 필름으로 고집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스튜디오 사진을 디카로 찍는 사람도 있는법.
      '어쩔 수 없어서 쓴다'라는 표현은 어폐가 있지.

출처 : 필름나라

어떤 필름부터 차근차근 리뷰를 시작해야 하나 하는 나의 고민은 단 3초만에 끝났다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내가 써본 필름이 무지 다양하지는 않더라도, 나름대로 이것저것 손대 본 필름들이 꽤 있었지만, E100VS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필름이 그리 많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슬라이드 필름의 대명사격인 코닥의 Ektachrome E100VS에 대해서 간단하게 썰을 풀어볼까 한다.

불친절한(?) 포지티브의 세계
필름카메라 유져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슬라이드 필름에 대한 동경 내지는 환상을 갖게 되는데, 이중 대부분은 '과연 이런 별천지가 세상에 존재할까'하는 의문을 품게 할 정도로 환상적인 풍경사진을 접하고 나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역시 그러한 전차로, 비싼 가격에 손을 부들부들 떨어가며 슬라이드 필름을 주문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네거티브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까탈스런 노출 보정하며, 민감한 색온도 반응은 '역시 나같은 무지랭이가 슬라이드필름따위를 쓰는 게 아니었어!'라고 외치며 석양을 향해 뛰어가기에 충분한 동기를 제공해 주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슬라이드 사랑은 당분간 계속되었는데, 그건 현상된 필름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와서 한장씩 정성껏 마운트하고는 루뻬를 통해 경험하는 오르가즘을 좀체 잊기 힘들었던 탓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찍게 될 것이다!
E100VS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그 즈음에서였다. Fuji사의 Velvia와 함께 슬라이드 필름의 양대 산맥이라는 말 한마디에 대뜸 3롤을 지르긴 했지만, 막상 이들은 수개월간 우리집 냉장고에서 동면하는 불운을 맛보게 된다. 그러다가 마침내 E100VS가 빛을 보게 된 것은 2004년의 졸업여행.

2004년 5월 5일, 한라산에서


E100VS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색감일 것이다. VS는 Vivid Saturation의 약자인데, 그 이름답게 현존하는 슬라이드 필름 중 가히 최고의 색포화도를 자랑한다.

사실, 슬라이드 필름을 논하는 데 있어 Velvia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E100VS에 점수를 좀 더 주고 싶은것은, 다소 절제된 듯한 Velvia보다 훨씬 과장된듯한 E100VS의 색감이다. 입자감도 Velvia에 비해 그리 뒤지지 않는듯하며, 무엇보다 노출 관용도면에 있어서 Velvia보다 훨씬 뛰어나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마치 필름이 촬영자의 의도를 꿰뚫어 보는듯한 인상을 받을 지경이었다.

2004년 5월 6일, 성산일출봉


2004년 5월 5일, 어느해수욕장이었더라 ㅡㅡ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건...
첫째는 살인적인 가격!
지금은 다소 가격이 내린 듯 하여 나를 즐겁게 하지만, 롤당 8000원을 넘어가는 단가는 가난한 중생의 안구에 습기가 차게 하기에 충분했다. 다른 필름을 주문할 때 손 덜덜 떨어가며 두세 롤씩 주문하던 필름임에도, 여간해서는 손이 가지 않고 아~주 특별한 날에만 챙겨가기가 일쑤다(그래놓고도 다시 그대로 들고오는 일도 종종 있다).
두번째는 앰버 계통의 색상이 조금 싸구려같아보인다는 거다. 워낙 원색이 강조되는 필름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경우에 따라선 중후한 맛이 떨어지고 경박스러워보인다고 할까?

이런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E100VS를 무척 사랑하며, 포지티브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계속 나의 메인 필름이 되리라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이나,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뒹굴고픈 초원을 담아내고 싶다면 한번쯤 써볼만한 필름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필름 일반론

Foto/serious amateur | 2004. 12. 29. 14:01
Posted by oveRock
필름은 기본적으로 렌즈를 통해 들어온 광학 정보를 담는 매체이며, 디지털 카메라의 CCD에 대응한다(사실, 디지털 카메라의 CCD가 종래 은염 카메라의 필름에 대응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렌즈를 통해 입수되는 광학 정보는 기본적으로 렌즈의 광학적 특징이나 성능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이것이 필름면(또는 CCD)에 기록되는 순간 다시 매체의 특성을 반영한 정보로 재가공된다. 쉽게 말하면, 어떤 필름을 쓰느냐에 따라 사진이 가지는 특성이나 질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단 피사체가 필름에 촬상이 된 이후에도 현상과 인화 과정에서 이미지 정보의 재가공은 계속되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필름이 가지는 특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과정은 아니기 때문에 필름이 사진의 특성 - 선예도, 입상성, 채도, 계조 등등 - 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에는 기껏해야 바디가 채용하는 CCD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바디에서 옵션을 설정하거나 그래픽 툴에서 후보정을 하는 정도의 가공만이 가능하다는 점에 비하면, 이것은 은염 카메라만이 가지는 커다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싼 장비의 업그레이드에는 치중하면서 정작 필름 선택에 있어서는 별 고민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가령 모처의 전시회에서 무척 인상깊은 사진을 감상할 기회를 얻었다고 치자. 게다가 황송하게도 그 작가의 촬영 정보까지 우연찮게 입수하게 된 것이다. 엄청난 업그레이드의 유혹이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 마침내 지름신의 가르침에 순종하여 새로 산 렌즈를 들고 비슷한 장면을 카피해보았지만.... 털썩. 뭐, 대개는 이런 식인거다.

물론, 습작이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 것은 한두가지 문제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사진은 좋은 빛을 담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장비가 좋거나 비싼 필름을 쓴다고 해도, 빛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면 좋은 사진은 얻기가 힘들다. 하지만 적어도 아마추어 사진가가 논하는 소위 '색감'이란 것은, 나의 경험상 렌즈보다는 필름의 특성을 좀 더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각 필름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때그때 적절한 필름을 선택할 수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사진에 한발자국 근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정 필름에 관한 데이터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필름을 많이 소비해 보는 것이다. 노출관용도는 얼마나 되는지, 동일 감도의 다른 필름에 비해 입상성은 어떤지, 느낌은 강렬한지 아니면 부드러운 편인지, 특정 조건하에서 특정 색이 과장된다든지, 증감을 통한 색밸런스의 왜곡은 어느 정도인지 하는 것들은, 결국 경험을 통해 얻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또는 샘플 사진을 통해 약간의 데이터를 얻을 수도 있다. 인터넷상의 사진동호회 갤러리나 블로그에서 샘플 사진을 신물나게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샘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는 아주 제한적이기 때문에 소수의 샘플만 가지고 그 필름의 특성을 지레짐작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필름을 단순히 메이커별로 뭉뚱그려 평가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만약 같은 메이커에서 만든 필름은 모두 같은 특성을 지닌다면, 무슨 구차한 이유로 여러가지 필름을 시장에 유통시키겠는가? 최대한 많은 샘플 수집을 통해서 각 필름의 공통적인 특성만을 유추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 할 수 있다.

일단 촬영이 끝나면, 필름은 되도록 빠른 시간내에 현상되어야 한다. 필름의 유제는 온도나 습도 등 주변 환경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름을 일단 스프라켓에 삽입했다면, 되도록 당일 내에 촬영을 마치고 현상소에 맡기는 편이 현명하다. 또한 유통기한이 오래 지난 필름도 입상성이나 계조를 보장할 수 없으므로 사용을 삼가자.
TAG 필름

댓글을 달아 주세요

블로그 이미지

oveRock

(life) = ∫(decision)dt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9)
Kaffa (13)
Muzik (18)
Skeptic (4)
Foto (10)
0 | 1 (16)
Etc... (68)